오는 6월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세계 최대 바이오산업 전시회인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2023 BIO International Convention, 이하 바이오 USA)이 열린다. 이 행사에는 국내 기업들도 대거 자리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에 바이오USA 참가 기업들의 행보와 계획을 소개한다. 이번 기획시리즈는 청년의사 자매지인 영자신문 'Korea Biomedical Reveiw'에도 동시 게재돼 전세계에 소개된다.
최근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2023)와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USA 2023) 등 연이은 국제무대 참석을 알리며 제약바이오업계에 출사표를 던진 기업이 있다. 바로 신약개발기업 엑세쏘바이오파마(이하 엑세쏘바이오)다.
2010년 화장품 기업으로 시작한 엑세쏘바이오는 2018년 영진약품과 셀트리온 등을 두루 거친 박영준 대표가 합류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최근 6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마무리했으며 현재까지 누적 90억원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4월 기준 회사 인력은 16명 남짓이지만 엑세쏘바이오에게는 믿는 구석이 있다. 바로 비임상 완료를 앞둔 AXL억제제 ‘AX-0085’다. AXL억제제 중 최초로 허가 받은 입센의 ‘카보메틱스(성분명 카보잔티닙)’를 겨냥해 AX-0085를 동일 계열 최고 신약(Best In Class)으로 개발한다는 포부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를 비롯해 국내 주요 제약사와도 기술이전(L/O) 논의를 다수 진행한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엑세쏘바이오 한달호 부사장을 직접 만나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와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들었다.
-엑세쏘바이오가 개발하고 있는 주력 파이프라인 ‘AX-0085’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AX-0085는 엑세쏘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AXL억제제다. IFN-γ(인터페론 감마)에 의해서 유도된 PD-L1 단백질과 IDO1 단백질의 발현을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을 지닌다. 이중 저해를 통해 악성 종양미세환경(TME)에서 종양을 억제하고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소세포폐암(NSCLC)과 삼중음성유방암(TNBC) 치료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현재 비임상이 막바지 단계로, 올해 말 독성 실험 등 안전성 데이터가 모두 확보될 예정이다. 1상 IND(임상시험계획)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 올해가 바이오USA 첫 번째 참가로 알고 있다. 참가를 결심한 계기가 있나.
글로벌 빅파마와 바이오텍들을 상대로 국제무대에 오를 준비가 됐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1월 SCI(E)급 국제 저널 '셀즈(Cells)'에 ‘AX-0085의 T cell 활성 회복 및 항암 효능에 대한 논문’이라는 제목으로 AX-0085 관련 논문이 게재됐다. 연구 결과를 통해 AX-0085의 항종양 효과와 면역반응 활성화 효과를 입증한 만큼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
바이오 USA 현장에서 국내외 기업들을 상대로 AX-0085를 소개하고 공동연구개발, 기술이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글로벌 빅파마인 M사와의 미팅도 예정돼 있다. AX-0085에 대한 기술이전 논의는 지금도 활발하다. 국내 주요 제약사인 C사, D사 등이 기술이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 AX-0085를 동일 계열 최고 신약으로 개발한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엑세쏘바이오가 생각하는 경쟁 약물은 무엇이고 시장 규모는 어떻게 되나.
현재 AXL억제제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약물은 표적항암제 카보메틱스가 유일하다. AX-0085가 계열 최초 신약은 아니지만 더 적은 농도로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항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해당 계열의 정확한 시장 규모는 알 수 없지만, 2022년 미국에서 신규 유병률이 가장 높은 게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급성골수성백혈병, 흑색종인 만큼 미충족 수요가 큰 시장이다.
-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시리즈B, 더 나아가 향후 기업공개(IPO) 계획이 어떻게 되나.
내년 상반기에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진행하려고 한다. 아마 국내외 1상 IND 제출과 비슷한 시기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밖에도 브릿지 투자 또한 유치할 방침이다. 기업공개는 2025년경으로 전망한다.
- 앞으로의 중장기 사업 방향이 궁금하다.
연구개발 측면에서는 AX-0085 적응증 확대,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등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 투여 개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사업적으로는 내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에 참가하려고 한다. 신규 타깃 키나아제 저분자 화합물, 작용기전(MOA) 규명, 연구 데이터 확보 등 세 박자가 고루 갖춰진 만큼 기업 소개와 협력 모색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찬혁 기자 kch@docdocdoc.co.kr